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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경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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율곡이 16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3년 시묘살이를 마치고 19세에 불교를 연구할 목적으로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가 20세 되던 해 봄에 외가인 오죽헌으로 돌아와, 앞으로 걸어 나갈 인생의 이정표를 정립하고, 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세워 스스로 경계하는 글을 지어 좌우명을 삼았는데 이 때 지은 글이 ‘자경문(自警文)’이다.
이것은 율곡의 일생에서 커다란 삶의 전환을 의미하며, 그의 사상은 그 이후에 다방면으로 전개되며 더욱 깊고 정밀해졌으나 가장 골자가 되는 기초는 이 시기에 확립되었다고 한다. 율곡유적지인 오죽헌 경내로 진입하는 문의 이름을 ‘자경문’의 글월문(文)자에서 문 문(門)자로 바꾸어 자경문(自警門)이라 이름하였다.

이 자경문(自警文)은 11조항으로 되어있다.
 ㉠입지(立志)
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한다. 성인으로서 표준을 삼아서, 조금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일은 끝난 것이 아니다.

㉡과언(寡言)
마음이 안정된 자는 말이 적다.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은 말을 줄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.
제 때가 된 뒤에 말을 한다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다.

㉢정심(定心)
오래도록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던 마음을 하루아침에 거두어서 힘을 얻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.
마음이란 살아있는 물건이어서 마음의 요동을 안정시키기 어렵다.
만일 생각이 어지러울 적에 그것이 귀찮아 마음먹고 끊어버리려고 한다면 점점 그 어지러운 생각이 반복되어 제 마음대로 않는 것을 느끼리라 설혹 그 마음을 끊었다하더라도 다만 끊었다는 생각이 가슴속에 가로 놓여 있다면 그 또한 허망한 생각이다. 분잡한 생각들이 일어날 때에는 마땅히 정신을 수렴하여 그것을 살필 일이지 그 생각들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. 그렇게 오래도록 공부해나가면 마음이 반드시 고요하게 안정되는 때가 있게 될 것이다.
무슨 일을 하든지 전심전력으로 한다면 그 또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이다.

㉣근독(謹獨)
언제나 조심스레 경계하고 혼자 있을 때에 삼가는 뜻을 가슴 속에 품은 채 시시각각 게으르지 않으면 모든 사사로운 생각이 저절로 일어나지 못하느니라.
만 가지 악이 다 혼자 있을 때에 삼가지 않는 것으로부터 생겨난다.

㉤독서(讀書)
새벽에 일어나서는 아침나절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, 밥을 먹은 뒤에는 낮에 해야
할 일을 생각하고, 잠자리에 들었을 때에는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. 일이 없으면 그냥 가지만, 일이 있으면 반드시 생각을 하여, 합당하게 처리할 방도를 찾아야 하고, 그런 뒤에 글을 읽는다.
글을 읽는 까닭은 옳고 그름을 분간해서 일을 할 때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. 만약에 일을 살피지 아니하고 글만 읽는다면, 그것은 쓸모없는 학문을 하는 것이 된다.

㉥소제욕심(掃除慾心)
재물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과 영화로움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은 비록 그에 대한 생각을 쓸어 없앨 수 있더라도,  만약 일을 처리할 때에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처리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것도 또한 이로움을 탐하는 마음이다. 더욱 살펴야 할 일이다.

㉦진성(盡誠)
무릇 일을 만났을 때 해야 할 일이니 정성을 다해서 그 일을 하되 싫어하거나 게으름피울 생각을 해서는 안 되며, 만약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 일체 끊어버려서 내 가슴속에서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마음이 서로 다투게 해서는 안 된다.

㉧정의지심(正義之心)

항상 '한 가지의 불의를 행하고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더라도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.'는 생각을 가슴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.

㉨감화(感化)
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치에 맞지 않는 악행을 가해오면, 나는 스스로 돌이켜 자신을 깊이 반성해야 하며 그를 감화시키려고 해야 한다.
한 집안 사람들이 선행을 하는 쪽으로 변화하지 아니함은 단지 나의 성의가 미진하기 때문이다.

㉩수면(睡眠)
밤에 잠을 자거나 몸에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눕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비스듬히 기대어 서도 안 된다. 한밤중이더라도 졸리지 않으면 누워서는 안 된다. 다만 밤에는 억지로 잠을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. 낮에 졸음이 오면 마땅히 이 마음을 불러 깨워 십분 노력하여 깨어 있도록 해야 한다. 눈꺼풀이 무겁게 내리누르거든 일어나 두루 걸어 다녀서 마음을 깨어 있게 해야 한다.

㉪용공지효(用功之效)
공부를 하는 일은 늦추어서도 안 되고 급하게 해서도 안 되며,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다. 만약 그 효과를 빨리 얻고자 한다면 이 또한 이익을 탐하는 마음이다.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부모께서 물려주신 이 몸을 형벌을 받게 하고 치욕을 당하게 하는 일이니, 사람의 아들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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